#사립언어원 희한하게 "-ㅡ루-" 꼴의 외래어만 "-ㅜ르-"로 틀리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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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언어원 희한하게 "-ㅡ루-" 꼴의 외래어만 "-ㅜ르-"로 틀리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 "리크루트"는 "리쿠르트"로 틀림
- "익스트루더"는 "익스투르더"로 틀림
- "톰 크루즈"는 "톰 쿠르즈"로 틀림
- "프루스트"는 "푸르스트"로 틀림
어말 또는 어중 자음 앞의 구개수 전동음을 "-르-"로 전사하게 하는 표기법(독일어 "Kartell"은 "카르텔"이 되고 프랑스어 "avant-garde"는 "아방가르드"가 되는)의 영향일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과거 일본어를 경유해 들어온 외래어의 잔재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blues"를 "부르스"로 적는 것은 일본어 중역의 영향이 분명하다.
그러나 "Bruce"를 "부르스"나 "부루스"로 잘못 적는 일은 있어도 "blues"를 "브루스"로 잘못 적는 경우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 "-ㅜ르-" 방향으로만 틀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요구르트"나 "야쿠르트"를 반대로 "요그루트", "야크루트"로 틀리는 경우도 없다. 왜 이렇게 "-ㅜ르-" 방향으로만 이끌릴까?
모르겠다. 떠오르는 가설은 하나뿐인데, 용언에 "푸르다", "누르다", "두르다", "구르다", "부르다", "무르다", "서투르다" 등은 있지만 반대로 "프루다" 등은 없다. 즉 한국어 용언의 일반적인 어형에 이끌려 잘못 쓴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이것도 만족스러운 설명은 아니다. 한국어 화자들은 어원 의식이 의외로 뚜렷한 편이다. "포르투갈"을 "포르투칼"로, "바리케이드"를 "바리케이트"로 잘못 쓰는 일은 아주 흔한데 "청포도"를 "청포토"로 잘못 쓰는 경우는 없다.
즉 "그냥 한국어 쓰는 것들이 다 미개하고 말과 글을 똑바로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게을러터진 것들이라서"라고 뭉뚱그릴 수 없는, 좀 더 흥미로운 원리의 작용이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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